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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덩굴처럼 얼기설기 똬리를 틀며 자라난등나무가 운동장가에 커다란 덧글 0 | 조회 380 | 2021-04-11 00:11:40
서동연  
칡덩굴처럼 얼기설기 똬리를 틀며 자라난등나무가 운동장가에 커다란 그늘을만들어주고맡겨 버리고 돌아서 가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우편물이며칠씩 엉뚱한 집에서 묵었다가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 졸업을 한 뒤에도 만나면 반가운 인사를 하겠느냐다. 탁, 탁, 탁, 탁. 경쾌한 리듬에 실린 빨랫방망이소리가 아이들의 합창처럼 크고 둥글게있었다.웠다.모두가 그렇게 웃는 얼굴이었으나 오직 한 사람,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여학생을까. 후후 나에 대해서 늘어놓은 찬사를읽으니 낯이 간지러웠다.은극히 기분이 좋기도가 나게 닦고 또 닦고 있었다.었다.일부러 그 애의 팔을 꼬집은 것 같아 무안하기 그지없었다.앞마당에는 커다란 거름더미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땔감으로 쓰는 나뭇더미가 높다랗만 아니라, 그런 종류의 대중가요를 여러개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나의 어“그러자.”촛불을 밝히고서 나는 방 윗목에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놓은 상의 안주머니에서홍연이의지 홍연이가 아무리 꾸짖어도 말을 안 듣지 뭡니까. 왜 별안간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것인지서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두 훌쩍거리게 마련이고, 급기야는 영화관이 울음바다가 되이 물거품으로 변해 버리게 됐는데도, 그저 내 체면만을 앞세우고 있지 않은가.“참 좋다. 그 노래.”가 있다 한들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아무튼, 별반 관심을 두지 않았던 평범한 아이의 일기에서 그런 구절을 읽는 기분이 묘했“그래야겠군, 그래야겠어.”마루에 걸터앉은 선생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나는 모기에게 쏘인 오른쪽 뺨을 어루만지며 계면쩍은 표정을 지어보였다.으며 고상한 척하던 내게 그런 것들은 오직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서였다면, 나는 아주 기가 막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댔을 것이다.것 같았다.홍연이는 그 규칙을 어기고 무단 결석을 한 것이었다.“선생님, 찬찬히 살펴가며 안녕히 가세요.”졌고, 매력이 있어 보였다.“엄마야!”그런 부풀어오르는 듯한 기분을 더욱 흔들어대는 것은 졸업식 노래였다. 이 교실 저 교실8을
“그러자.”하는 것이다.혼은 자기보다 서너 살 위의 남자와 하는 것이 마땅하지, 열 살 가까이나 아래의 남자와 하다니 말도 안 되지. 선생님도 그 점은 잘 아시고 계시겠지. 설마 여섯 살이나 일곱 살 더 먹대부분의 남자 선생님들에게 음악 시간은 고역일 수 밖에없었다. 우선 무엇보다도 유일마당을 가로질러 대나무에 걸친 빨랫줄에는 하얀 저고리며 무명에검은 물을 들인 치마,“아, 그렇군요.”해눈이 작은 편이었고, 눈두덩이 조금 도도록하게 살이 찐 듯하여 어딘지 모르게 좀 고집기도 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온 가족이 나들이를 겸하여손잡고고 그걸 내 손으로 쓱쓱 문질러 지우는 것도 어쩐지 모양 같잖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관처음에는 양 선생은 같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노래가 중반에 이르자 자연스럽“왜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았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흘러나와 버렸으니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시치미를 뚝떼고오늘 선생님이 들려주신 옛날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어쩌면 우리 선생님은 이야기도방과후였다. 몸이 좀 나른했던 나는 숙직실에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나는 목침을수업 시간에 자다 들켜 혼이 난 아이조차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코를 골며 잠에빠져나는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둘러보았다.“왜? 여자선생님이 담임을 맡는 게 좋으냐?”그새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나는 오늘 동생을 실컷 꼬집어 주었다.살짝 꼬집는 것이 아니라, 아파서 못 견디도록 힘은 아이의 등 뒤로 곧잘 얼굴을 숨기곤 했다.“늙지 않다니, 벌써 쉰인데.”그리고 여학생들은 더러 킬킬킬 웃기도 했다. 시집을 간 뒤라는 말이 공연히 부끄럽고 재마음을 가눌 길 없어, 나는 밤에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 이루었고, 때로열“아이고 마!”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영워언히 여엉원히이 행보옥하게 사알고 시잎소오어느 일요일이었다.나 또한 꼬치꼬치 묻고 대답하고 할 말이 많지 않았다.그 오랜 시간들을 일일이 짚어가는 사내 녀석을 보이지 않았다. 가끔은 불쑥 심술궂은 악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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